내 커리어를 지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름 숙고한 기준과 선택으로 차곡차곡 쌓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어깨 너머로 배우고 갈고닦아온 것들을 되돌아보니 사람을 목적보다 수단으로 대했던 순간들이 적지 않았다. 전략이나 설득이라 부를지언정 본질은 타인을 내 뜻대로 움직이는 모략 혹은 toxin에 더 가까웠다.
정직하게 사업하고 싶다. 소신 껏 선택하고, 소신 껏 쏟아붓고, 소신 껏 책임지는… 말은 번지르르하면서 반대로 행동하는 것 말고. 말 먼저 던지고 보는 것 말고. 이해관계가 맞을 때만 유지되는 신뢰를 넘어, 나라는 사람의 일관된 태도와 책임을 기반으로 하는 그런 관계를 더 많이 만들고 싶다.
결과는 중요하다. 그렇다고 결과에만 목 메이면 위험해질 수도 있는 것 같다. 단기적으로만 보게 되고, 원칙과 기준을 잃어버리게 되고, 다른 사람에게 해선 안될 일들을 저질러버릴 수도 있다. 그럼 삶은 궁핍하다.
실패를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거다.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통제할 수 없는, 어떤 것들은 통제할 수 없는 채로 놔둬야 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자. 마지막 순간은 섭리에 맡기자.
조금은 손해 보면서 살자. 먼저 웃어주고, 먼저 손 내밀고, 먼저 베풀자. 다만 기대하진 말자. 리턴이 없는 것이 디폴트다. 호의를 알아주고 호응해주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다름 아닌 그것이 호재고 아껴야 할 인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