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s

제조업의 언어로 읽는 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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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은 때로는 눈에 비치는 것과 다르다. 내가 경험했던 외식업 현장이 그랬다. 제조업 공장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측정 가능한 생산성 지표를 세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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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의 가장 큰 한계는 데이터 확보에 있다. 인프라 부족으로 수치 기반의 의사결정이 어렵다. 피크타임에 줄이 길게 늘어서고 대기가 걸려도, 진짜 잘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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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도 그랬다. 모든 매장에 똑같이 주문 대기가 걸리는데, 정작 매장별 매출 규모는 달랐다. 진짜 원인을 알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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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했다. 그래서 주방으로 들어갔다. 주방 구조와 동선, 작업 흐름, 인원 편제와 작업 방식까지 모든 역할을 몸소 배우며 시스템을 이해했다. 그리고 데이터가 없는 현장의 생산성을 진단할 수 있는 지표를 두 개 제안했다: 생산주기와 주문대기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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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한 접시 만드는 데에 8분이 걸린다고, 두 접시를 만드는 데 16분이 걸리진 않는다. 분업화된 주방에선 한 번에 여러 작업이 동시에 소화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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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각 공정이 소화할 수 있는 작업량(캐파)은 제각각이다. 중요한 원리는 여기에 있다. 매장 전체의 생산성은 모든 공정의 합이 아니라, 병목 하나에 의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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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주기는 이 병목이 결정하는 매장의 기초 체력이다. 그리고 이 체력의 한계는 주문이 쌓일 때 고객의 주문대기시간으로 나타나곤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생산주기라고 부른 개념은 사이클 타임이라고 부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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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현상을 진단하고 통제할 수 있다. 익숙한 대상을 다른 관점으로, 가능하면 여러 가지 렌즈로 볼 수 있어야 현상 이면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경쟁력은 여기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