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s

일을 하는 이유

저는 거래에서 상대가 돈을 지불할 때, transaction이 일어나는 그 순간에 짜릿함을 느껴요.

한때 같이 일했던 존경하는 동료가 해준 말.

거래는 각자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발생한다. 그리고 거래가 성사된다는 것은 나와 상대 모두 서로로 하여금 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의미다. 거래는 모두가 자신의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행위다.

사실 거래는 자연스러우면서도 부자연스러운 행위다. 인류가 이룩한 모든 것은 거래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은 강자와 약자가 서로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에 의해 돌아가는데 거래는 모든 플레이어를 대등하게 만들어버린다. 본능이 전부이고, 힘이 전부였던 게임판에 이성과 지성이라는 새로운 규칙을 부여한다. 그래서 거래는 인간이 아무런 도구나 인프라 없이 자연의 법칙을 역행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저항이다.

이기심을 충족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머리를 조금만 잘 굴리면 된다. 다만, 그것을 지속가능하게 만들려고 할 때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가 된다. 거래가 장사가 되고, 사업이 될 때가 그렇다. 한 번의 거래가 아니라 여러 번의 거래가 반복적이고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게 하고, 더 많은 고객을 만족시키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 뜻을 맞추고, 조직으로서 나아갈 수 있는 비전과 미션을 세우고… 이러한 액션들이 하나 둘 더해지면서 사업은 비로소 종합예술이 된다.

거래에서 오는 순수한 만족감. 동료가 사업을 하는 개인적이지만 지극히 명확한 이유다. “SCM(supply chian management, 공급망 관리)은 물건을 이동시키기만 해도 가치가 생기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지 않냐”고 말하곤 했다. 쓰레기를 버리거나 간식을 사먹을 때조차 협상하고 거래를 시도한다. 이기든 지든 간에 결과와 상관없이 모든 순간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동료를 보고 있노라면, 무언가에 임하는 데 있어서 이보다 진정성있는 이유가 있을까싶다.

왜 그 일을 하세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내가 늘 묻는 질문 중 하나.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 여러가지 대답을 접한다. 때론 크고 담대한 꿈이 있기도 하고, 충격적인 사연이 있거나 혹은 논리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이유를 듣기도 한다. 하지만 미래지향적이거나 거창한 이유보다도 근래에는 “그냥 좋아서” “즐거워서” 등 단순한 대답이 진솔하게 다가올 때가 많은 것 같다.

기억의 저편에 있던 동료를 통해 스스로를 또 한번 돌아본다. 내가 지금 이 일을 하고, 사업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이었던가. 그 이유는 순수했나? 나는 뭘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나? 결과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치고 힘든 순간은 언제나 있다. 그럼에도 계속할 수 있으려면 이 행위가 원초적으로 내게 어떤 의미인지를 주는지.. 그것이 명확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