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s

식구

내 옆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지 못한다면 그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건 내가 그 사람을 잘 모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에 대해 누군가 언제 예민해지는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어떻게 일해야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안다. 하지만 식구라면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관찰만으로 알 수 있는 성향도 있지만 대화해야만 알 수 있는 것들도 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이끌리는지,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 누군가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은 대화를 통해서야만 드러난다.

상대가 어떻게 기능하는지에만 초점을 두고 마음의 연결을 방치하면 관계는 점점 허울만 남는다. 일은 단기적으로 돌아갈지언정 마음은 맞물리지 않는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어도 진솔한 대화가 없으면 상대를 반쪽밖에 알지 못하는 거다. 반대로 많은 대화를 나눴어도 함께 보낸 시간이 부족하다면, 그 말이 실제 성향인지 순간의 의지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누군가를 이해하려면 시간과 대화를 함께 지내야 한다. 대화는 마음의 방향을 보여주고, 관찰은 행동을 보여준다.

한 무리로 함께 밥벌이하는 사람을 종종 식구라고 부른다.

단순히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서로의 생계와 안위를 돌보며 책임을 함께 나누는 사이가 식구다. 이 상호작용 안에서 서로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꿈꾸고, 어떤 고민 속에 있는지 알아가는 거다.

겉으로 보이는 껍데기와 기능만 보고 대하는 관계는 식구라고 부르기 어렵다.